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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2018-01-31] [인터뷰]미디어 아티스트 김창겸… '쉐도우 인 더 가든' 전시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8-01-31
조회수 :
2534

[인터뷰]미디어 아티스트 김창겸… '쉐도우 인 더 가든' 전시



가상 이미지와 물질 결합 착시 
알쏭달쏭 트릭 '유쾌한 거짓말' 


인천 만석동 '쪽방촌'서 두번째 
작품 소통 가능 작은전시 좋아
 




김창겸 작가 (2)

꽃이 가득한 잔잔한 연못에 누군가 돌을 던졌는지 '퐁당'하는 소리와 함께 파문이 생긴다. 하지만 물이 튀진 않는다. 연못을 가득 채운 물은 어느새 말라버리고 붕어가 펄떡인다.  

또 석고로 만든 볼품없는 흰 병이 알록달록한 색으로 변하고, 한 소녀가 숨바꼭질하듯 병 앞과 뒤에서 숨었다 나타나기를 반복한다. 

작품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작가가 숨겨놓은 의도까지 찾아내 분석해 내겠다고 마음먹은 것도 아닌데, 작품 앞에 서기만 하면 10~20분의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미디어 아티스트 김창겸(57·사진) 작가의 '쉐도우 인 더 가든' 전시가 열리고 있는 인천 동구 만석동에 있는 우리미술관을 찾는 관객은 누구나 그렇게 된다. 작품을 보면 실물로 알았지만 들여다보니 실제가 아닌, 나도 모르는 속임수에 속고 있는 알쏭달쏭하고 복잡한 느낌에 빠지게 된다. 

자신이 선보인 작업을 '유쾌한 거짓말'이라고 표현한 김 작가는 "정원을 산책하듯 편하게 작품을 감상하고 재미있게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시마다 "관객을 작품 앞에 붙잡아 두기 위해서 한판 게임을 벌인다"고 했다. 예를 들면 물고기가 툭 튀어나오고, 누군가 돌을 던지고, 갑자기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그림자가 휙 지나가게 만드는 것도 작품을 다시 돌아보게 만들기 위해 작가가 숨겨놓은 '트릭(속임수)'이다.  

영상을 투사할 수 있는 빔프로젝터와 그 영상의 배경이 될 소품은 그의 작업에 필수적인 도구이자 재료들이다.  

그는 원래 미디어 전공자가 아니다. 대학에선 서양화를 전공했고,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대리석 산지로 유명한 곳에서는 조각을 공부했다. 하지만 대리석으로 조각전을 열었더니 자신이 만들어낸 '형식(조각품)'보다는 귀한 재료로 취급받던 '대리석'이라는 '물질'에 더 관객이 집중하는 기이한 경험을 했다. 

'대리석'이라는 소재가 가진 '이미지'가 실존하는 '물질'보다 더 강한 힘이 있다고 그는 생각했다. 그는 그렇게 '비물질'적인 가상의 '이미지'를 '물질'과 결합해 '혼란'과 '착시'를 일으키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만석동 쪽방촌 한가운데 있는 우리미술관에서의 전시는 두 번째다. 지난 2016년 가을 홍지윤 작가와 협업한 전시에서 만난 주민들을 다시 만나고 싶었고, 꼭 개인전을 열어 작품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는 관객과 소통이 불가능한 '폭력적'이고 '권위적'인 대형 미술관이나 '비엔날레'에서의 전시보다는 작은 미술관에서의 전시를 더 선호한다. 

김 작가는 "내 작품을 즐겁게 감상해주고, 작품에 관해 이야기해줄 관객을 만나는 것은 언제나 행복한 일"이라며 "나의 지지자가 되어줄 관객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www.kyeongin.com/main/view.php?key=20180130010009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