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일 오후 찾은 인천 동구 우리미술관에는 만석동 괭이부리마을 주민들의 오래된 기억이 그림으로 피어 있었다. 꽃과 나무, 참외밭에 갔던 기억, 소를 끌고 나가 친구들과 놀던 모습이 그려진 작품 옆에는 그림을 그린 괭이부리마을 주민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인천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우리미술관은 레지던스 입주작가 이은정의 결과 보고전 '연금술'을 이달 말까지 선보인다.
작가는 지난 1년 동안 마을 어르신들과 일주일에 한 번씩 그림을 그리며 작업을 이어왔다.
전시장에는 주민들의 그림과 이를 토대로 완성된 작가의 회화가 함께 걸렸다.
이은정 작가는 “주민들이 그린 그림을 삶에서 떨어져 나온 조각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이 조각들을 발상으로 삼아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아 전시로 엮었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그린 형상들은 꽃, 나무, 논둑 등 개인적 기억에서 비롯된 것들이지만 작가는 이를 통해 삶과 내면의 시간을 시각화했다.
전시의 핵심은 오행(五行)을 기반으로 한 다섯 점의 연작이다. 붉은색, 검은색, 청색, 흰색, 황색이 바탕이 된 작품들로 각각의 그림은 삶의 이원성과 치유 등을 상징한다.
“무의식에서 스스로 치유하는 시간, 과거도 변할 수 있는 선택의 순간들을 의미한다”는 그의 말에서 전시가 다루는 정서적 방향이 드러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