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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2019-02-26] 꿈틀대는 운필…뭉클한 울림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9-03-04
조회수 :
1522

꿈틀대는 운필…뭉클한 울림

▲  류성환, 만석포구 부어치킨 사장님, 100×80.3㎝, 캔버스 위에 오일, 2019

붓끝이 살아 있을 때는 선 하나만으로도 뭉클한 울림을 준다. 붓맛이 예리한 것은 필촉이 날카롭게 모여서가 아니라, 운필이 살아 있음에서 온다. 아무리 감동적인 서사를 담았다 하더라도 운필이 살아 있지 못하면 진부해진다. 필촉이 신명 나고 살아 있을 땐 소소한 소재조차도 광채가 나고 뭉클해진다.  

류성환의 그림이 생기가 넘치는 것은 비단 강렬한 원색을 써서만이 아니다. 검객이 날마다 칼을 휘두르며 몸과 칼이 하나로 움직이도록 단련하는 것처럼, 그의 붓도 쉬지 않고 움직이면서 그려온 결과다. 이렇게 단련된 필촉이기에 날것의 사생을 절묘하고 기운차게 펼치는 것이다.  

만석부둣가 마을 이웃들의 초상 가운데, 꽃 대신 배 모양의 화관을 쓰고 있는 여인상이 흥미롭다. 예의 활기찬 운필은 여인의 밝은 얼굴만큼이나 경쾌하다. 머리위 에 그려 넣은 건 단순한 화관이 아니라, 부두라는 환경을 연상시켜주는 장치다. 즉흥적인 사생 과정에 배 이미지를 상상적으로 등장시키는 재치가 돋보이는데, 뇌에서 상상하기도 훨씬 전에 붓은 이미 리듬을 타고 춤추기 시작했던 것이다.


원문보기 :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9022601073012000001